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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봉쇄인가 진압인가?

계엄에 대한 항의 (사진 출처:Michael Beltran)

계엄에 대한 항의 (사진 출처:Michael Beltran)

저자 소개

마이켈‧벨트랜 (Michael Beltran)씨는 올해로 6년차 기자생활을 해오면서 평생을 정치 운동에 바치셨습니다. 기자직을 통해서 자국의 다양한 소외 집단에 관한 이슈의 기사를 다루어, 인권에 대한 이슈, 민주적 공간의 박탈, 중국 및 기타 세계 강대국의 개입주의, 강제 이동, 강제 이주와 실향민 등의 이야기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필리핀도 서서히 봉쇄 해제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코로나가 가져온 집단적 트라우마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바이러스도 아니고, 백신도 아니며, 알 수 없는 미래도 아닙니다.

필리핀에는 다양한 시민 사회단체가 있는데, 서로 다른 경로를 통해 그들의 이념들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정부조직, 대중단체, 다양한 산업체와 문화단체들도 국가에 기여하고 있어 취약계층 시민들이 그나마 배를 채우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도시 봉쇄를 한 기간, 시민사회 단체들이 일어나서, 부족한 것들을 일부 채워 주기도 하였습니다. 그동안 식량과 식량안보는 항상 시급한 문제로, 저소득층이 지속해서 식량을 확보하고 비축하는 것이 많은 공공복지기관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었습니다.

시민단체와 여러 재단들은 전국적으로 식량 자원과 식량 안보가 가장 결핍된 특히 가난한 빈곤 지역에 채소밭과 주방을 설립하였습니다. 지붕에는 재활용 플라스틱병으로 만든 화분에 채소나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심었으며, 지역단체들이 공동으로 수확하여, 힘을 합해 음식을 만들어 가며 굶주리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제공하였습니다.

사회를 감동시키게 한 또 하나의 행동은 서로 나누어 주는 “커뮤니티 주방”입니다. 지역 사회 운동가이자 예술가인 패트리샤 논(Patricia Non)씨는 맨처음 아주 단순한 마음으로 공공 장소에 테이블이나 선반에 음식을 가득채워 "원하고 싶은 것은 가져 가시고, 주고 싶은 것은 가져 오세요."라고 써붙혔습니다. 그렇게 시작한것이 전국으로 퍼져, 서로 협력하는 캠페인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진정 필요로 하는 수요를 해결하였을 뿐아니라,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비효율성과 부적절한 조치를 들어나게 한것이기도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정부는 이러한 행동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며 압박하여, 팬데믹 정치속에서 되풀이하며 나타나는 주제가 되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사람들은 정부의 위기 처리에 깊은 회의를 갖게 되었고, 일반적으로 시민들은 이 종말론적 상황에서 두테르테 정부가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정부는 의료 비상사태에 대처하기는커녕, 도시 봉쇄를 이용하여 강력한 국가폭력과 테러행동으로 피해자들을 박해하였습니다.

2018년 말부터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행정부는 정치적 반대자들에 대해 맞서 싸우겠다고 선포했습니다. 정부는 공산주의자나 테러리스트(이 두용어를 같은 의미로 사용)만이 자신들의 체제를 의심한다고 하였습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비판자들로 낙인이 찍힌 후 일어나는 일들이 었습니다. 이는, 사회운동가나 반체제 인사들이 공산주의 테러리스트로 낙인이 찍히게 되면 언젠가는 그 사람이 소멸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게 됩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구체적인 “지역 공산주의 무장분쟁 종식을 위한 국가임무팀(National Task Force to End the Local Communist Armed Conflict.) 약칭 NTF-ELCAC을 설립하였습니다. 그 배경을 설명하면, 필리핀 내전이 지속된 지 50여 년. 필리핀 공산당(the Communist Party of the Philippines. 약칭CPP)과 신인민군(the New People’s Army. 약칭 NPA)들의 무장 게릴라를 형성한 것입니다. 그들은 오랫동안 필리핀 정부의 가장 완고한 반대자였는데, 정권을 비판하는 민간인들도 반군으로 취급되어 동일한 조사를 받게 된 것입니다. 정부는 극단적인 수단으로 정부에 대한 반대 언론을 하면 일제히 젊은이들을 빨아들이는 무장혁명 공산주의의 선전으로 간주하곤 했습니다.

무장 충돌은 그동안 정부가 답변하지 못한 수많은 질문이 드러나게 했습니다. 왜 그렇게 많은 필리핀 사람들이 무력으로 일어나려고 하는지? 왜 그들은 그렇게 오랫동안 싸워야만 하는지? 평화 협정을 위한 로드맵은 오랫동안 존재해 왔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이 선택한 대응방식은 모든 적을 몰아붙여 그들을 악마화하여 고조되는 폭력 행동을 정당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공산당으로 몰아붙인 마녀사냥은 냉전시대의 매카시즘이 행한 일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두테르테의 악명 높은 유혈 마약전쟁이 이와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 두테르테는 취임시부터 사법부가 주도하는 마약 제거 작전 “ 오플란 토캉(Oplan Tokhang)”을 제정. 마약소탕이라는 이름으로, 마약 중독자 또는 마약판매자로 낙인찍힌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잡아들였으며, 정권에 반대하는 자들도 이런 운명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가장 긴장할 무렵 2020년은 사회운동가들에게도 가장 위험한 시기이었습니다. 집에서 머물고 있다는 것은 총알을 맞을 수 있는 사격 대상이 된다는 것과 같았습니다. 유명하고 이름난 지도자들이 자택에서 소리 없이 잔인하게 암살되고, 공산당으로 몰린 사회운동가들도 눈에 띄게 살해되는 소식이 늘어났습니다.

Jory Porquia 씨, Randall Echanis 씨, Zara Alvarez 씨 및 Carlito Badion 씨는 국가 폭력 속에서 희생당한 유명 인사들입니다. 그들은 살해당하기 전에 모두 "공산주의 테러리스트"로 지명 당한 사람들입니다. 군부 측의 홍보 아래 이는 사회 속에서 아주 보편화된 단어로 변신하여, 어느 누구도 일단 공산당이 되면 필연적으로 테러리스트라는 개념을 확고히 해주었습니다. 필리핀에서는 어떠한 이데올리기도 불법으로 보지 않지만, 무장 군부대에게 있어 ‘좌파’란 의심할 여지 없는 공산당이고 테러리스트이기 때문에, 반드시 근절시키고 만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공산당이란 이름으로 살해하는 소름 끼치는 행동은 심지어 유엔 인권 위원회까지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 뿐만아니라, 사회운동가들이 아니고 각양각색의 시민사회 구성원들이 테러리스트로 취급받게 되었는데, 여기에는 국회의원, 교인, 언론인, 유엔 특별보고관 그리고 단순히 자선활동을 한 유명 인사까지 이르렀습니다.

정부를 비판만 했다면 반드시 공산당 테러리스트 명단에 들어갑니다! 필리핀에서는 코로나 대응을 위한 거금의 기부금과 대출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민중들에게 쓰인 구제금은 적고도 적었습니다. 대부분의 자금이 군과 경찰에 유입되어 전국적인 군경배치에 쓰였으며

 시민들은 사소한 위반이라도 범하면, 예를 들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거나 통행금지를 위반하거나, 심지어 자기 집에서 문밖에 나온 것만으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빈민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건 코로나가 아니라 먹고 살것없고 일자리가 없어 편히 못 지내고 굶주려야 한다는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2020년 4월 이런 문제가 심해지자, 마닐라 대도시에 있던 수백 명 빈민가 시민들이 구호품 부족과 식량난으로 일어나 항의를 시작했으나,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였으며, 양식의 결핍은 여전하였으나, 두테르테 정권의 옹호자들은 그들의 부와 특권을 과시하고 자랑하였고, 곤봉과 수갑으로 항의자들을 대응했습니다. 전국에서 오랫동안 굶주린 사람들 중 21명이 항의 끝에 감옥에 갇혔고, 사회여론이 들썩이자, 겨우 풀려나오게 되었습니다.

2020년 7월 필리핀 정부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실시한 독재정권의 전면 계엄시기 후, 가장 혹독하고 민중을 박해했던 국가정책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반테러리즘 법안'을 통과시켜 대상 소멸 과정을 간소화 하였습니다.

’반테러리즘 법안'은 두테르테와 그 부하들이 가장 들먹이기를 좋아하는 주제의 결과물로, 이 법을 통해서 시민의 자유를 무한제로 통제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단순히 "테러리스트"라는 혐의를 부여해 영장도 없이 사람들을 체포할 수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테러리스트”를 적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대부분이 2020년에 일어난 일들입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불행히도 코로나와 함께 지금까지 필리핀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의 근대 역사상 가장 심각한 인권 재앙이 상연되는 중이며, 취약계층 사람들의 경제적 권력도 계속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권의 추악함은 그 비참한 인권 침해뿐 아니라, 도시 봉쇄를 동안 적나라하게 드러난 엄청난 사회적 불평등입니다. 과거에 겪었던 위기의 여파가 더 이상 괴롭히지 않는다 해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막 끝난 2022년 5월 총선을 보면 그런 느낌이 더욱더 강하게 듭니다.

인권에 대한 전적인 침해는 과거에 없었던 저항을 불러왔으며, 사람들은 항의와 집회 그리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항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지역사회의 주도적인 노력과 시민사회의 반항에 힘입어, 그나마 작은 공간이라도 민주주의 인권을 위해 확보할 수 있던 것이 크나큰 역활을 하여, 과거의 엄중한 처벌과 가혹한 법으로 괴롭혔던 계엄령 시대로 되돌아가지 않은 것만으로도 사뭇 다행입니다.

우리는 희망을 품을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역사회의 채소밭과 주방 그리고 음식저장소는 소리 없는 저항의 일부일 뿐입니다. 저항이란 다양한 형태로 보여질수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사람을 통해서 반기를 든 거센 움직임이 더 높은 빈도로 거리를 향해 나오고 있습니다. 모든 상황이 더 좋아지기에 앞서 더 나쁜 상황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 필리핀의 많은 시민, 조직 기관이 이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지역 채소밭    (사진출처:Michael Beltran)

지역 채소밭 (사진출처:Michael Belt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