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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들이 말하는 증언들: 박물관 프로젝트 ‘10월 6일’사건에 대한 관찰

저자 소개:Patporn (Aor) Phoothong

Patporn (Aor) Phoothong 선생님은 평화박물관 및 아카이브에서 일하시며, 평화교육에도 전념하고 계십니다. 최근에는 태국의 남부를 주제로 한 평화박물관 건립에 대한 타당성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1976년 10월 6일 대학살 사건의 박물관 프로젝트와 남부 박물관 및 아카이브 프로젝트에 대한 공동 발기인으로서, 박물관과 아카이브의 힘을 빌려, 갈등과 충돌을 변화시키고자평화구축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Aor선생님은 2011년부터 평화와 정의를 추진하는 박물관과 아카이브의 일을 하면서 API 펠로우십 프로그램(아시아 지식인을 위한 Nippon Foundation Fellowships)을 통해,"평화와 화해를 향한 걸음: 일본과 필리핀의 평화박물관 사례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10월 6일 박물관 프로그램 소개

10월 6일 박물관 프로젝트는 4인 단체로 창립된 것으로, 진보적 출판사의 편집자, 영화 촬영사 겸 감독, 그리고 건축가와 연구원에 의해 2019년 7월에 설립되었습니다. 박물관 프로젝트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태국의 과거 및 현재의 정치적 폭력에 대해 소통하고 토론할 수 있는 사회정치적 공간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는 전시회, 세미나 및 워크숍을 통해 태국의 관객을 비롯하여 태국 사회에 유관 정보 및 증거들을 보여주면서 질문과 비판을 제기하여, 궁극적으로는 유죄 불처벌 문화를 질책하는 것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유언비어들이 춤추는 나라 태국. 진실을 파악하기란 어려운 일인데, 만약 그 거짓들이 진실에 가깝게 들릴 때, 도대체 무슨 일이일어났는지에 대한 상상을 하게 합니다. 과거의 정치적 폭력을 폭로하는 박물관 프로젝트에 제가 참여할 기회가 생기자, 저는 전시회가 어떻게 사실을 제시하고 대중들과 이야기하며, 그들이 질문할 수 있고, 비판하며, 마침내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느낄수 있게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976년 10월 6일. 태국정부는 전 독재자의 귀환을 평화롭게 항의하던 법정대(탐마삿 대학)의 학생들과 민간인들을 학살했습니다. 공식 통계에 의하면, 46명이 사망하고 167명이 부상했으며, 3,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체포되었습니다. 그 후, 1978년에 특수 사면 법안이 통과되었고, 관련인사들, 특히 가해자인 경찰, 국경 순찰대원, 준 군사부대 및 극우단체가 석방되었습니다. 대학살이 발생한지 43년이 지난  2019년 7월. 유죄 불처벌의 문화(culture of impunity)에 도전하기 위해, 저희는 박물관 프로젝트인 ‘10월 6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박물관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과거 및 현재의 정치적 폭력과 그와 관련된 물품들로, 사회 정치적 학습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전시회·세미나·영화 또는 기타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대중들이 직접 질문하고 소리를 내며 비판하도록 하여, 태국의 열악한 정의와 뿌리깊은 유죄 불처벌 문화에 도전하였습니다.

왜 우리가 이 사건을 심도 있게 논의하거나 조사할 수 없는지 알아내는 데 저는 20년 이상이 걸렸습니다. 태국은 오랫동안 국가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군사 정부가 통치해 왔습니다. 사법부와 행정부의 불법행위는 물론, 유죄 불처벌 문화로 태국 정부는 시민들의 기억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과거의 정치적 폭력은 민감하고 금기시되는 주제가 되었으며, 일부 사람들은 과거를 잊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가장 최근의 2014년 쿠데타는 태국인들이 군정부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게 하였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과거의 정치적 폭력과 정부의 책임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했으며, 공개토론 내용 중 하나가 1976년 10월 6일의 대학살이었습니다.

첫 번째 전시 "Prajak / Payan"("목격자")가 2019년 10월 5일~6일 진행되었습니다. 전시품목은 오로지 3개로, 1976년 10월 6일총에 맞아 숨진 남학생의 몸에서 벗겨진 청바지 한 벌·총알로 구멍 난 나팔·붉은 문,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1976년 9월 24일.붉은 문에는 교수형 된 두 개의 시신이 걸려 있었습니다. 우리는 간략한 설명과 함께 이 물품들을 들어내었습니다. 이것들이 진실을 말해주고 있었고, 폭력에 대한 증언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게 되면, 이 3가지 물품들이 관객들을 맞아 주면서, 그들과 솔직한 대화를 시작하고, 사실을 대변하며, 묵묵히 진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제가 전시장 안에서, 전시장을 오가는 인파들을 바라보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3가지 물품을 보러 오는 건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들 이어서 일까? 아니면 진실을 알고 싶어서 일까? 이들이 1976년 10월 6일 일어난 사건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일까, 아니면 우리와 같은 생각과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일까?” 하며 생각하였습니다.

두 번째 전시 "Kwean"("서스펜션")은 2020년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전시되었으며, 이번에는 AR 기술을 사용하여 관객과의소통을 시도했습니다. 1976년 10월 6일 아침에 일어난 사건에 주목했습니다. 이날. 사남루앙(Sanam Luang) 로얄광장의 주변에 최소 5명이 나무에 매달려 죽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학살이 일어났던 현장에서 전시를 하였으며, 당시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을 통한 AR 기술의 힘을 빌려 관객들은 사건의 인물들이 겪은 교수형이나 총살을 당한 시신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태국 정부가 자신들이 한 일을 국민들이 잊어버리고 살인에 대한 책임도 묻지 않기를 원하고 있을 때, 그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사건의 증거와 물품들을 재현하여 대중들에게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학살현장의 원위치에서 가해자·피해자의 신원·폭력의 규모·국가가 범행한 죄를 지적하였으며, 전시를 통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과거에 있었던 폭력을 목격한 증인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저는 관객들, 특히 10대들이 1976년 10월 6일의 대학살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으며, 그들이 온라인상의 지식을 통해서 "10월 6일 의 다큐먼트"아카이브, 인터넷 및 출판물을 통해서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인원들과 그리고 다른 관객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전시회를 찾았습니다. 한편으로는 태국의 사회 정치적 맥락이 사람들의 기억과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지만 현재의 사회와 정치적 맥락에서도 사람들이 진실을 찾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는 박물관의 역할이 평화의 문화를 촉진하고, 미래의 잔학한 행위를 방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10월 6일 사건의 박물관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 중에 있으나, 실제로 박물관이 설립되기 까지는 머나먼 길을 가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프로젝트의 진행과정에서 박물관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었는데, 예를 들어: 더 많은 물품을 수집하고, 전시회, 워크숍, 세미나를 기획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부단히 

(1) 질문을 제시할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은 무엇이며, 모르고 있었던 것은 무엇인지. 데이터, 증거 및 정보들은 어디에 있으며, 누가 사건에 연루되었고, 이해 관계자들은 누구인지?

(2) 다양한 그룹(가해자·피해자·방관자 및 기타)으로부터 얻은 정보·증언·기억 및 자료를 수집하고, 

(3) 정보, 증언, 기억 및 자료를 관객과 함께 소통할 것이며,

(4) 정의의 구축을 위해 박물관 및 아카이브 기록의 문화를 강화할 것입니다.

1: 1976년 10월 6일 대학생 데모 사건에 참여했던 당사자(당시 선배 대학생)의 자원으로, 그의 기억과 경험을 공유하는 안내원 역할을 맡았습니다. 피해 사진이 걸린 벽은 희생자들이 총에 맞아 죽은 곳입니다. (사진제공: Patporn (Aor) Phoothong)

1: 1976년 10월 6일 대학생 데모 사건에 참여했던 당사자(당시 선배 대학생)의 자원으로, 그의 기억과 경험을 공유하는 안내원 역할을 맡았습니다. 피해 사진이 걸린 벽은 희생자들이 총에 맞아 죽은 곳입니다. (사진제공: Patporn (Aor) Phoothong)

2:첫 번째 전시 - Prajak / Payan “목격자”- 에서의 관객들과 붉은 문. (사진제공: Patporn (Aor) Phoothong)

2:첫 번째 전시 - Prajak / Payan “목격자”- 에서의 관객들과 붉은 문. (사진제공: Patporn (Aor) Phoothong)

3: 전시회의 자원봉사자들이 1976년 10월 6일 아침. 피해자 시신이 쓰러진 곳에서 당시 일어난 일들을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 Patporn (Aor) Phoothong)

3: 전시회의 자원봉사자들이 1976년 10월 6일 아침. 피해자 시신이 쓰러진 곳에서 당시 일어난 일들을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 Patporn (Aor) Phoothong)

4: 두 번째 전시는 – Kwan "서스펜션" - 의 관객들과 붉은 문. 관객들은 박물관에 있는 물품들을 이곳에서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제공: Patporn (Aor) Phoothong)

4: 두 번째 전시는 – Kwan "서스펜션" - 의 관객들과 붉은 문. 관객들은 박물관에 있는 물품들을 이곳에서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제공: Patporn (Aor) Phoothong)

5: 10월 6일 학살사건의 상징적인 사진. 사진 속 인물의 신원은 미확인. 사진은 사건 장소에서 불과 20m 거리의 벽에 걸려져 있습니다. (사진제공: Patporn (Aor) Phoothong)

5: 10월 6일 학살사건의 상징적인 사진. 사진 속 인물의 신원은 미확인. 사진은 사건 장소에서 불과 20m 거리의 벽에 걸려져 있습니다. (사진제공: Patporn (Aor) Phoot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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