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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미터 균열에서 반짝이는 불빛

번화한 도시속에서 공존하고 있는 극빈의 삶.    (사진출처/인생백미, 뉴 자이언트 휠)

번화한 도시속에서 공존하고 있는 극빈의 삶. (사진출처/인생백미, 뉴 자이언트 휠)

주 강용 소개:

‘빈곤문제’의 작업자.  “인생백미(doyouaflavor.tw)” , 가난한 사람으로부터 배운다는 뜻의 “궁학맹(wotp.life )”의 공동 설립자.  "Taipei for the Poor"를 기획 전시.

"거리에서의 생존 가이드" 그리고 "도시 공생 ING"를 공동 집필하여 출판.

“인생백미”소개:

인생 백미는 노숙자와 도시 속 빈곤자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2014년부터 대중들을 환기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직접적인 봉사에 뛰어들면서, 인근 주민들 그리고 정신질환자 단체, 이주자·근로자·젠더 단체 등과 더불어 시민들에게 의식화할 수 있도록, 많은 문제들 속에서 “인도자”가 되는 길을 걸어왔습니다.


번화도시에서 행해지는 빈곤자의 전시

과거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오늘날 타이베이시의 눈부신 번영은 실로 꿈을 찾으러 고향을 떠난 사람들, 아무것도 없던 빈털터리들, 최하층의 노동자들, 이민자, 원주민 그리고 한푼없는 빈곤자들. 이들이 흘렸던 피와 땀과 심혈이 오늘을 이룩했음을 알 수 있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남에서 북으로 이런 사람들의 노력과 헌신. 어쩌면 어느 높은 산에서 왔고, 혹은 어느 섬의 한 모퉁이에서, 또는 동남아시아의 어느 국가에서 이렇게 찾아와 오늘날의 타이베이시를 이룩했고, 위대한 도시의 새로운 얼굴을 만들어 냈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오늘날 번영한 타이베이는 성공한 부자들의 타이베이일 뿐 아니라 좌절했던 가난한 자들의 타이베이이기도 하다. "-가난한 사람들의 타이베이에서(손대천)-“

금세기에 들어, 세계는 비로소 빈곤을 중요시하고 시급한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지만,

이 문제를 논의할 때 가난한 사람들의 소리는 항상 전달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들은 이 속에서 직접 느끼고 빈곤에 반응하는 주체로서 깊은 체험과 경험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빈곤자들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고정관념은 이들이 자신을 숨길 수밖에 없게 하였으며, 낙오자로서 침묵하는 사람들로 만들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타이베이에서 노숙자, 도시 원주민, 취약가정, 거리 청소년, 정신질환자등의 사회 소외계층을 지켜온 다양한 단체들이 힘을 합하여 '가난한 사람들의 타이베이'(이하약칭  '빈북')을 만들어, 대중들로 하여금 가난한 사람들의 삶속에 들어가 보고, 도시속의 빈곤 문제를 이해하도록 초대하는 연례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NGO의 전시:빨리 가는 것보다 멀리 가는 것이 중요하다

해마다 실시하는 ‘빈북 전시’는 , “새벽 4시” “이해받지 못하는 선택”과 같은 여러 테마를 통해서 극빈자와 사회복지사, 예술가들이 공동으로 창작하고 있습니다. 안전하며 존중받는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와 마음을 열며 이야기를 하고, 또 이를 바탕으로 노래, 그림, 연극, 놀이 등으로 재창착하여 부드러우며 힘찬 내러티브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뢰자의 배려가 특히 중요했습니다. 사회복지사는 그들의 상태와 의향을 수시로 파악해야 했고, 창작과정의 소통에서 새롭게 발견한 것들은 그들의 생활속에서 반영해주어 그들과의 신뢰가 구축되면서 더욱 깊고 오래된 관계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비록 이리저리 확인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투입되고 불확실성도 가득하였지만 (2018년에는 옆모습만 보여주기로 하며 촬영 약속을 한 주인공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진행팀에 있어 전시란, 외부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것일 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중요한 정리가 되는 것이어서, 중단과 이탈은 당연하고도 허용되는 것이며, 이에 따라 누구도 버려지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2020년 극빈자들의 타이베이 “발성연습” 홈리스들의 창작품 전시구역. https://doyouaflavor.wixsite.com/mysite-3

2020년 극빈자들의 타이베이 “발성연습” 홈리스들의 창작품 전시구역. https://doyouaflavor.wixsite.com/mysite-3

2020년 극빈자들의 타이베이 “발성연습” 홈리스들의 창작품 전시구역. https://doyouaflavor.wixsite.com/mysite-3

2020년 극빈자들의 타이베이 “발성연습” 홈리스들의 창작품 전시구역. https://doyouaflavor.wixsite.com/mysite-3

온라인 전시: 1.5미터 간격을 둔 만남

2021년에 코로나 방역 3단계 경보와 함께, 여러 NGO들도 긴급지원과 필수품 공급 등에 분주하게 되었습니다. 가난한 자들이 특히 많이 모인 타이베이 북측의 “완화”지역 또한, “방역 오염지역”으로 떠들썩한 매스컴을 타고 낙인찍히게 되었습니다. 리스크 감소를 위해, 우리의 전시도 온라인으로 변경할 수밖에 없었고, 한정된 인력으로 어떻게 주제를 구상하고 전시품을 수집하느냐 등. 뜻밖에도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 도전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방역으로 사람들이 집에서 머물고 있을 때, 우리 작업진들은 일선으로 들어가 빈곤 자들과 함께 해야 했습니다. 그녀 또는 그들은 길목이나 거리에서 서성이다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곳으로 사라지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 전시기획팀과 사회복지사는 협력하여, 우리가 외부에서 보았거나 느꼈던 것을 정리하여〈빛의 탐방〉전시공간을 제작하였습니다.  또한, 전시공간이나 장비등에 대한 비용이 들지 않아, 이를 원고료로 비용지출하여, 극빈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하여 투고하도록 초청하였습니다. 또한 영상이나 음성 그리고 사진이나 글을 통해, 3단계 방역기간동안 그들이 지낸 나날들을 기록하게 하였습니다.

사람들이 더 기꺼이 즉각적인 공유를 할 수 있고, 전시와 창작물 홍보를 위하여, 전시공간을 인스타그램에 설치하고, 업로드 및 열람을 제한하지 않아, 극빈 체험자들과 사회복지사 모두 89명이 참여하였으며, 총 196개의 창작물을 수록할 수 있었습니다.

 

1.5미터 균열에서 반짝이는 불빛

1.5미터 균열에서 반짝이는 불빛

또한. 방역을 위한 ‘완화지역과 NGO 네트워크의 협력은 작년에 가장 흥미로운 이벤트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 전시팀은 오픈 거리 맵으로 필수품 공급 및 지원을 한 상점과 이웃들을 표시하여, 당시 인상깊었던 이야기들을 녹음하고 기록하여, 코로나 방역이 풀리면 소비자들이 실물 매장을 많이 방문하도록 유도하였습니다.

극빈자의 지원 네트워크

극빈자의 지원 네트워크

1.5미터는 코로나 방역의 사회적 거리두기이며, 상호 간의 공감대를 유지하는 거리였으나, 지난 5월은 사람들의 관계를 무너트렸고, 많은 사람들의 삶을 크게 달라지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1.5미터의 거리가 아직도 반짝이고 있다고 저희는 믿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빛을 통해서 서로에게 반사하며, 그 빛이 투과되면서 무지개가 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