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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박물관으로서, 대면해야 할 인권이슈? 공동학습 및 능동적 행위로 「Ayo-Ayo! 내일을 위한 — 이주민 인권 특별전시」

「2020이주민의 인권 임파워먼트 공동학습의 장」학습 멤버들과 함께 (사진제공: 국립인권박물관은)

「2020이주민의 인권 임파워먼트 공동학습의 장」학습 멤버들과 함께 (사진제공: 국립인권박물관은)

저자 소개

장문형(쨩 원-씽)

현재 국립인권박물관 및 FIHRM-AP사무국에서 근무 중. FIHRM-AP의 ‘공동학습 임파워먼트 강당’을 책임지고 있으며, 2020~2021년 이주민들의 인권을 위한 ‘공동학습 임파워먼트 강당’을 기획하였다. 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 이주민 인권 온라인포럼과 워크샵 등을 위한 총기획 등을 담당.

근무기관 소개

국립인권박물관은 아시아 최초로 세워진 인권 역사의 유적지로, 권위주의 통치 아래 핍박받은 인권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박물관입니다. ‘인권박물관’에는 역사적 상처가 기록된 두 개의 유적지로, "백색테러 징메이 기념공원"과 "백색테러 녹도 기념공원"이 있어, 이곳을 통해서 백색테러 시대에 있었던 정치적 희생자들의 삶의 이야기와 역사의 기억이 보존되었으며, 지금은 대만의 인권발전을 검증하는 기념공원이 되었습니다.


근래에 있어, 박물관 학자와 전문가들은 박물관의 핵심가치와 윤리를 변증법적으로 검토하며, 박물관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한 성찰과 박물관의 행동주의를 제창하여, 인권이나 사회적 이슈가 박물관에만 국한되지 않고, 박물관의 중립적 사고방식을 타파하여 사회 속에서 정치적으로나 공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적극적 행위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2019년 제25차 박물관협회(ICOM) 교토총회에서 국제인권박물관연맹의 창립회장 데이비드 플레밍 씨는 ‘국제인권박물관연맹 아시아태평양 지부 (약칭FIHRM-AP) 대만국립인권박물관(약칭 인권박물관)’이 정식적으로 설립되었음을 선포하였습니다. FIHRM-AP는 인권·환경 문제·기후변화 등 논란의 여지가 있고 민감하며 다루기 어렵지만 현존하고 있는 이슈들을 위한 사회정의, 인간복지 및 지속가능한 개발 등의 이니셔티브와 함께 더이상 독선적으로만 있지 않고, 임파워먼트·상호협력·참여 등의파트너십을 통한 박물관으로서 전통적인 엘리트 및 권위의식을 허물고, 시민사회와의 적극적인 대화와 협력으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공동학습 커뮤니티의 구축을 통한 연합적 실천전략 

2020년 518박물관의 날을 위한 주제 "평등의 박물관:다양성과 포용성 (Museums for Equality: Diversity and Inclusion)" 에 대한 호응으로, FIHRM-AP는 대만의 14개 공립 및 사립박물관, 그리고 오랫동안 초국가적 이주민의 인권을 대변해 온 15개 시민단체와 함께, 협력 방안을 찾기 위한 공동학습 모임을 설립하였습니다. 초국가적 이주자들의 노동력과 인권문제는 단일 국가만의 현상은 아니고, 글로벌 기업의 확장과 자본 축적에 기인한 자본주의 세계화에 내재되어 왔습니다. 대만은1980년대부터 세계화된 자본시장에서 경쟁하며 '세계속의O.E.M공장'의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1990년대에 이르러 기본급 인상과 더불어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고갈”로 어쩔 수 없이 태국·필리핀·베트남·인도네시아로부터 합법적인 근로자들을 유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수년 후, 대만 사회는 이주근로자들이 가져다준 "값싼" 노동력의 이점을 맛보면서도, 그들의 고용·사회·정치 및 문화와 같은 기본인권에는 동등한 대우와 보호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근로시장은 자본가와 중개자들이 이주근로자로부터 최대의 경제적 이익을 얻도록, 외국인 노동자 정책의 통제조치에 의존하여, 이주근로자들은 자유롭게 고용주를 바꾸지 못하도록 제한하여 대등하지 않은 고용관계를 강화하였으며 인종·계층·성별에 따른 여러 가지 억압을 심화시켰습니다. 시민단체의 다년간에 걸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으로나, 정책상으로 문제개선에 크나큰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였습니다.

초국가적 이주민들이 직면하고 있는 인권문제와 정치적 곤경에 대응하기 위해 FIHRM-AP는 공동학습 및 교육 세미나를 기획하여 매달1회 모임을 통한 공동학습 커뮤니티를 형성하였고, 시민단체와의 대화와 연결을 위하여 직접 박물관이나 보호센터를 방문하도록 마련하였습니다. 대만 남방오의 대교 붕괴사건으로 외국인 근로자가 죽게된 피해현장을 찾아가, 인권이슈를 위해뛰고 있는 여러단체들의 실천방식과 행동경험을 서로 배울 수 있게 하여 박물관과 시민단체는 서로의 신뢰감을 돈독하게 할 수있었고, 공공기관과 민간부문 간의 협력관계도 촉진할 수 있었습니다. 공동학습 커뮤니티에서는 상호간의 소통과 유연한 관계형성의 과정들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조금씩 수정해나아가며, 공동의 목표를 함께 바라볼 수 있도록 하였으며, 차별화된 행동전략으로의 전시나 교육활동 그리고 영화 등을 비롯해서 퍼레이드나 시위 등, 사회운동의 형태에서 배울 수 있는 액션방안을찾아, 사회적 커뮤니케이션과 정책적 이니셔티브를 위한 대화의 공간인 "박물관" 구축을 기획하였습니다.

함께하는 행동플랜과 사회소통의 전시내용에 대한 공동기획       

인권박물관은 공동학습을 위한 공감대 형성과 목표달성의 연속으로 2021년 15개의 시민단체와 협력하여 전시회를 기획하였습니다. 기존과 같이 박물관의 큐레이터가 필드 스터디를 통하여 전시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고, 박물관 직원은 “플랜 관리자” 또는 “소통 협조자”의 역할로서 시민단체가 전시에 대한 해석과 나레이티브에 대한 권한을 갖고 전시방식을 주도하게 하였으며, 전시 상의 디자인이나 제작은 별도의 “전시기획팀”이 개입하여 필요한 지원을 해주도록 하였습니다. 박물관과 전시기획팀이 함께 "큐레이터 도우미"의 역할을 하여, 시민단체로 하여금 전시에 대한 비전과 실천목표를 찾아내도록 도와주었으며, 그전에 있었던 공동학습을 바탕으로 인권 이슈에 대한 키워드 100여 개를 찾아내어 큐레이터 회의와 워크숍을 통해서 함께 토론함으로써 전시 내용이나 구조상으로 공감대가 이루어지도록 지원하였습니다. 보충 연구의 내용에 있거나 해설에 필요한 팻말 기입 등의보조 작업을 수행해 주었습니다. 전시물품은 시민단체에서 빌려온 것으로, 시위할 때 사용했던 소도구나 인권활동시의 성과물로: 이주 근로자들의 대규모 퍼레이드에서 사용한 큰 인형, 조난당한 외국인 근로자(어민)의 유물, 이주 근로자의 문학상 작품, 이주 근로자의 판화 등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참여한 시민단체들의 토론을 거쳐,전시 테마로 기획한 것이: 

1. “생활 속의 재발견- 바라보다”.  2. “아웃소싱으로 가려진 위험-현장”. 3. “내일을 위한 평등과 공존- 연습”.  4. “독서실” 4개구역으로 나누며, 관객들이 그들 자신과 이주 근로자가 처해 있는 처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하며, 생활 속에 익숙한 일상용품이나 생산제품의 카탈로그를 통해서 관객들이 이주 근로자들의 '노동 현장'으로 걸어 들어가, 이주 근로자들이 처한 비좁고 밀폐된 공간, 높은 소음, 감시받고 있는 불안한 경험을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이주 근로자들의 증언과 증거물을 통해 그들의 진실된 목소리를 들어보며, 시민단체들이 그동안 이주근로자들을 위한 인권의 실천적 행동과 과거에 일어났던 크나큰 사건들을 함께 상기시켜 주어, 대만의 이주민 인권 이슈 30여년의 행보를 살펴봄으로써, 이주민 인권운동의 역사를 정리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일반대중의 인권의식을 환기시키어, 사회 속에 존재하는 차별과 편견을 없애고, 변화된 행동을 만드는 계기를 구축하고자 하였습니다. 

‘전시’는 사회와의 커뮤니케이션과 시민단체의 인권실천을 호소하는 연장선으로 볼 수 있으며, "가설 공공 투표구역"을 구상하여 만든 것은 시민 단체의 이니셔티브를 전달함과 함께, 대중들도 이주민근로자의 정책개정을 지지할 수 있도록, 그들의 입장을 표현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게임플레이 방식을 디자인하여, 관중들이 자신이 관심 갖는 사회 이슈에 따라 박물관을 나오고 나서도 그 시민단체에 참가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박물관 전시는 공공 이슈에 대한 관중들과의 대화마당이 되었을 뿐 아니라, 박물관 밖에도 연결되어 인권현장과 만나게 하는 중심축(Hubs)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일상 생활 용품을 통해서 “이주근로자들의 모습”을 실감하도록 전시.(사진제공: 국립인권박물관은)

일상 생활 용품을 통해서 “이주근로자들의 모습”을 실감하도록 전시.(사진제공: 국립인권박물관은)

가사 도우미로 일하는 이주여성 근로자의 감시받고 있는 밀폐된 생활공간.(사진제공: 국립인권박물관은)

가사 도우미로 일하는 이주여성 근로자의 감시받고 있는 밀폐된 생활공간.(사진제공: 국립인권박물관은)

시민단체에서 제공하는 중국어학습, 법률강좌, 화장법 등의 프로그램들이 이주 근로자들을 동반하며, 그들의 임파워먼트를 키워주고 있다.(사진제공: 국립인권박물관은)

시민단체에서 제공하는 중국어학습, 법률강좌, 화장법 등의 프로그램들이 이주 근로자들을 동반하며, 그들의 임파워먼트를 키워주고 있다.(사진제공: 국립인권박물관은)

맺음말

당대의 무겁고 논쟁적인 이슈에 직면하여 박물관으로서 어떠한 작업을 통해 정책과 사회개혁에 영향을 줄 것인가? 박물관 자체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고 도전적이므로, 사회적 이슈에 개입하기 위한 시민단체와의 상호협업 (콜라보레이션)·파트너십 구축·권리부여·자원공유로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위한 문턱을 낮추면 더욱 큰기능을 발휘하여 적극적인 사회적 행동력의 에너지를 불러올 것입니다. 전시를 통한 사회참여를 비롯해 사회속에서 말할 권리를 잃은 자들을 위한 입이 되어 취약계층과 오명화된 소외계층의 공동체들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지도록 시민 또는 시민단체들의 참여를 개방하여 공공이슈의 대화공간을 확보하면, 민주사회의 공적영역 및 핵심가치에서 더욱 큰 시너지효과를 가져와 사회 속에서 박물관으로서의 영향력을 크게 발휘할 것입니다.